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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창원조각비엔날레, 이대로 괜찮을까

창원프로젝트 날짜 : 2020.10.04 조회수 : 1,373


 

창원프로젝트(Art For Changwon)는 창원 지역 문화 예술인들이 개인 작업만 하지 말고 자신이 사는 지역에도 관심을 두자는 취지로 2018년 초에 만든 느슨한 모임입니다. 현재 미술을 중심으로 문학, 사진 등 다양한 장르의 작가 7명이 함께 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2018'떠나온 적 없는 곳 여기 이미 닿았네', 2019'여기에서 우리는 무엇을 노래하리' 같은 창원이라는 지역을 주제로 단체전을 열었습니다.

2018년 창원조각비엔날레 때는 조각 비엔날레에 대한 생각과 느낌을 나누는 잡담회를 개최했습니다. 2020창원조각비엔날레와 관련한 이번 대화는 920일 비공개로 현장을 둘러본 후 921일 오후 9시에서 10시 사이 카카오톡 단체방에서 이뤄졌습니다.

 

 

이서후(진행) - 다들 들어오셨나요? 아직 몇 분 안 들어온 거 같은데?

최수환 - 대기하고 있습니다.

감성빈 - 저도 있습니다.

이성륙 - 저도 출석했습니다.

김유경 - 저도 들어왔습니다.

변공규 - 수업 이제 끝나서 보고 있습니다.

이서후 - 반갑습니다. 노순천 작가 아직인가?

노순천 - 방금 들어왔습니다.

이서후 - 그럼 시작합니다.

 

 

이서후 - 일단 어제(920) 비공개로 전시 둘러보고 잠깐 이야기를 나누긴 했는데 전시 소감 간단하게 공유하고요. 그러고 나서 자세히 이야기를 나누죠. 저부터 할게요. 먼저 성산아트홀 지하부터 2층까지 전시를 둘러보고는 야, 이거 현대 미술 교육장으로 참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요즘 나오는 미술 작업 형태나 방식들이 대부분 들어 있는 것 같더라고요.

최수환 - 저는 애썼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감독님이 하고 싶은 전시를 했다기보다는 할 수 있는 전시를 구성했다는 느낌이 강했습니다. 물론 짧은 전시 기획과 작가 모집, 전시 진행 기간을 고려한다면 이해되는 부분이 있지만

이서후 - 그렇죠! 그동안 총감독들이 조각공원 조성과 비엔날레 본연의 취지와 시민 공감과 참여 확대 사이에서 고민이 많았을 건데, 이번에는 비엔날레라는 부분에 중심이 가 있는 것 같더군요. 다른 분들은?

최수환 - 그래도 주제가 너무 모호하고 비조각이라는 개념이 2020년에 어울리는 주제인가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도 시각적 즐거움은 예전 전시보다 훨씬 좋았고요. 문신, 김종영에 이어서 올해는 이승택 작가를 메인으로 내세우면서 전시를 진행한 부분은 특이하게 보인 부분입니다.

이성륙 - 말씀처럼 매번 교육과 참여 부분을 신경 써서 기획하시는 것 같던데 이번에도 교육적인 내용과 참여할 수 있는 행사가 많이 준비된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코로나 탓에 앞으로 어떻게 진행하게 될지 궁금했고요.

변공규 - 주제를 다양한 지점에서 선택할 여지가 있었을 텐데, ''조각이라는 주제는 탈, , 비 같은 미술사에서 전통적일 수 있는 개념으로 진행하지 않았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성륙 - 저도 준비하신 분들이 많이 노력하셨다는 게 느껴졌습니다. 진행과 준비 과정에서 행정적인 부분에 어려움이 있다고 이야기 들었고, 갑작스러운 코로나로 대비하기 어려웠을텐데 어느 정도 대책을 마련하는 중이시다는 것도 느껴졌고요.

이서후 - 하지만, 현재(920) 사회적 거리 두기 2단계가 이어지고 있어, 시민들이 성산아트홀 전시 작품을 직접 보지는 못하는 건 아쉽네요. 온라인으로만 하면 준비한 만큼 효과를 보지 못할 것 같아요.

김유경 - 지금까지의 조각비엔날레는 다소 무거운 느낌, 관람객과는 거리가 있는 느낌으로 다가왔습니다. 이번에는 다소 가볍고 접근이 쉽다는 느낌을 받는 전시였습니다. 영구 설치물에 중점을 두지 않고, 다양한 작품들을 공간 활용을 잘해서 배치한 느낌을 받았고요. 이번에 내세운 '비조각'이라는 주제에도 전시가 근접한다고 느꼈습니다. 모처럼 실제로 보고 만져서 느껴야 할 작품들이 많은 비엔날레인데, 관객들이 언택트(비대면)로 관람해야 한다는 제약이 감상을 반감 시킬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다른 것은 차치하고, 관객의 한 사람으로서 미술인들, 비평가들 간의 그들만의 교류, 혹은 창원시의 행정적인 부분의 성과가 아닌. 미술을 전혀 모르는 시민들도 흥미를 느낄만한 요소들을 이전 조각 비엔날레보다 다소 갖춘 것에 가점을 주고 싶습니다.

감성빈 - 저는 오히려 창원이라는 지역에 억지로 이야기를 끼워 맞추지 않아 보여서 좋았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비엔날레라 한다면 지역성에서 벗어난 시도들이 있어야 할 것 같았어요.

변공규 - 준비를 많이 했다는 이야기에서는 아동 미술 체험 공간부터 아동을 위한 전시 리플렛, 시민들을 위한 강의들처럼 여러 가지 꼼꼼한 부분들이 마련돼 있었고, 특히 홍보 관련해서 비엔날레 관련 홍보물을 창원 주변에서 많이 볼 수 있어서 전시 외적으로 신경을 쓴 부분을 볼 수 있었습니다.

 

항상 부족한 준비 기간

 

최수환 - 지역의 행사로 남을 것인지 국제적인 행사가 되어 새로운 담론과 유행을 이끌 수 있는 전시가 될 것인지 궁금한데요. 현재의 행정 시스템으로는 지역 행사를 벗어날 수 없을 듯합니다. 감독에게 좋은 전시를 만들라고 하기보다는 행정적으로 국제적인 전시를 만들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전시 준비 기간이 너무 짧아요.

변공규 - 지역성에 관련된 작가, 작업들도 1층에서 볼 수 있었기 때문에 다양하게 전시 배치를 하면서도 지역성에 대해 고민했던 부분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서후 - 돌이켜보면 지금까지 총감독이 임명되고 나서 준비 기간은 최대 일 년 정도입니다. 상황 파악하고 연구하고 주제 선정하고 작가 섭외하려면 시간이 많이 부족한 게 사실입니다. 2016년 비엔날레 후 도립 미술관에서 열린 심포지엄에서 이미 장기적인 준비와 상설 독립 조직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는 나왔습니다. 비엔날레가 지역 정체성까지 확보하려면 먼저 해결돼야 할 부분인 건 분명합니다.

변공규 - 창원이라는 지역성이 굳이 창원이라는 실제 위치에 기반을 둔 내용일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고, 창원조각비엔날레의 특성을 찾으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짧은 전시 기간 때문에 이미 만들어진 기성 작품을 들고 오는 반복 동작을 벗어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최수환 - 창원이 국제적인 조각의 도시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먼저 국제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성륙 - 네 이렇게 비평을 모아 공개하는 시도처럼 전시를 준비했던 분들의 어려움도 기록으로 남기고 공개해 다음 준비에서 보완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감성빈 - 맞습니다. 좋은 감독을 모셔오는 것도 계속되어야 하지만 더불어 자체 내에 시스템도 덩달아 업그레이드 되어야 할 필요성을 느낍니다. 일례로 코로나 탓에 외국 작가들에 작품을 지역 전문가들에게 맡긴 걸로 알고 있는데 작품 디테일들이 너무 떨어지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앞으로 위해 이러한 시스템을 위한 체계도 만들어져야 할듯합니다.

 

지하 전시 공간의 발견

 

이서후 - 좋습니다. 어제 공간 이야기도 나왔죠? 전체적인 공간 구성은 어땠는지 인상적인 부분이 있었는지도 말해 봅시다. 아마 지하 공간 이야기가 제일 먼저 나올 것 같은데 제일 비엔날레다운 공간이었다, 앞으로도 계속 전시 공간으로 쓰면 좋겠다는 이야기들이 나왔죠.

변공규 - 전시 관람 시간이 짧아 오래 살펴보진 못했지만, 움직임이 많은 기계적 작업의 유지 보수가 안 되고 있어서 전시 관람에 아쉬움이 많았습니다. 사회적 거리 두기 2단계에서 전시 가능한 단계로 완화될 때 바로 정상적인 전시가 가능한지 잘 모르겠네요.

이서후 - 네 뭔가 작동 안 되는 것 같은 느낌의 작품들이 몇몇 보이긴 했습니다.

최수환 - 기계가 작동하는 전시에는 항상 유지 보수의 문제가 따릅니다. 이 부분을 얼마나 빠르고 신속하게 대처하고 정상화 하느냐가 전시의 수준 차이일 겁니다.

노순천 - 전시 장소가 성산아트홀과 바로 옆 용지공원(포정사)에만 머물러 있어 아쉬웠습니다. 주제에서 창원이라는 도시와의 연관성이 잘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전시 장소를 좀 더 창원 곳곳을 사용하였다면 더 좋았을 것 같습니다.

최수환 - 저는 전시동 홀에 작가들 사진이 넓게 붙여져 있는 부분은 솔직히 이상해 보였습니다. 마치 이것이 이 전시가 보여주려고 하는 가장 중요한 부분인가? 라는 느낌.

이서후 - 작가 사진들은 부산국제영화제나 부산비엔날레 같은 데서도 하지 않나요.

최수환 - . 근데 작가의 사진이 작품보다 더 눈에 들어오는 것이 뭔가 불편해 보였습니다.

감성빈 - 개인적으로는 작품들보다도 지하 공간에 의한 임팩트가 훨씬 컸습니다. 앞으로도 지금처럼 지하 전시 공간이 전시동에 한 부분으로 날것 그대로 남아 있다면 참 좋을 것 같네요.

이성륙 - 새로운 공간이 돋보였던 만큼 기존의 성산아트홀 전시장의 공간 문제점도 확실히 느껴졌던 것 같습니다. 조명, 벽 등 시설의 미비함이 여전히 보였고 작품을 살려주는 공간이라기보다 공간이 작품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느낌을 여전히 받았습니다.

노순천 - 뷔페였던 지하 공간을 특별관으로 탈바꿈한 것은 수없이 성산아트홀을 드나들었던 창원 사람들에게 과거의 흔적 속에서도 낯설고 새로운 공간처럼 느껴졌습니다.

이서후 - 그만큼 기존 전시동 전시 공간이 재미가 없었다는 말이겠네요.

감성빈 - 맞습니다. 어떻게 꾸며도 비엔날레를 치르기에는 아쉬운 공간이네요.

이서후 지하 공간의 발견은 이번 비엔날레의 중요한 성과인지도 모르겠네요.

 

조각 영구 설치 이대로 괜찮을까

 

이서후 - 자연스럽게 야외 전시로 이야기를 이어갑시다.

노순천 - 영구 설치 작품이 한 점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지난 비엔날레에 비해 영구 설치가 줄어든 것은 천만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어떤 한점을 영구적으로 설치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은 더욱더 신중해야 할 것이고 선정 이유를 창원 시민들에게 공개하였으면 합니다.

감성빈 - 공감입니다. 시민 재산이 될 작품들인데 선택권이 없다는 점이 아쉽네요.

김유경 - 개인적으로 영구설치하는 작품에 대해서는 더 엄격하게 진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식으로 가면 남는 공간에 전부 조각으로 뒤덮일 거 같아요. 작품이나 장소에 따라 누군가에게는 좋다고 느껴질 수 있으나 누군가에게는 공해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서후 - 지금까지 창원조각비엔날레가 조각 공원 조성이라는 기조에서 계속 진행됐으니까요.

최수환 - 이번 영구 설치 작업, 다들 보셨지만, 주변 시민들이 좋아했을까요?

변공규 - 저는 같은 의견인데, 포정사 공원에서 창원 시민이 휴식을 취하는 것들이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보였는데, 과연 이 조각들이 이 장소에 필요할까라는 생각이 계속 들게 되네요.

이서후 - 앞으로 계속 조각 공원 기조를 이어갈 것인지도 창원조각비엔날레 장기적인 비전을 위해 정리가 꼭 필요한 부분입니다. 사실 포정사 있는 용지공원에 들어섰을 때 바로 드는 생각이 '뭐가 이리 많노' 하는 겁니다. 조각들이 도리어 시민들이 활동하고 즐길 공간을 빼앗는 느낌이었어요.

김유경 - , 딱 그 느낌. 좀 치우고 싶었습니다.

최수환 - 물론 새로운 무언가를 위해서는 기존의 사고방식을 전복하는 시도와 실험은 중요하지만, 포정사의 작업은 이 부분에는 속하지 않는 거 같고요. 만약 이 작품들이 반드시 이곳에 있어야 한다면 그 이유를 지겨울 정도로 감독님이 계속 설명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변공규 - 포정사 주변 작품을 본 시민들에게 설문조사를 진행해서 공시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이성륙 - 니콜린 반 스타텔의 바닥에 설치된 작품, 모빈 폴린의 트럭 위 작품 등 주변 장소와 영구 설치에 대해 고민한 작품들도 있었지만 아직 아쉬운 부분이 많았습니다. 특히 공원마다 성격이 있다면 용지 공원은 주로 아이들 등 뛰어노는 활동적인 시민들이 많이 사용하는 공간임에도 2018년 영구 작품과 함께 장소 환경을 고려하지 않은 채 설치된 작품들이 시민들의 동선에 방해가 된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올해 조각비엔날레 주제에 대해

 

이서후 - 이어서 주제 이야기해볼까요. 비조각-가볍거나 유연하거나. 구체적으로 형식적으로 가볍고, 내용 상으로 유연한 작품들을 선보이겠다는 거였죠. 그리고 조각이란 무엇인지에 대한 근본적인 반성을 하겠다는 뜻도 있고요.

최수환 - 근데 결국 지금까지 저희 대화에서도 유연함과 가벼움과 조각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지 않으니 조각으로 의미를 전달하는 것 자체가 힘들지만, 주제 선정에서는 실패 아닌가요?

변공규 - 주제와 전시의 내용이 어느 정도 일치했을까? 라고 생각했을 때, 조각의 '자기 부정' '자기반성'이라는 이야기를 하면서도 구체적인 '조각'이라는 형태를 명시하지 않은 채 글로만 작성되는 반성과 부정이 아니었을까 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서후 - 주제 자체는 그냥 현대미술의 일반적인 특징을 말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만.

최수환 - 실제 가볍고 유연한 작업들이 많았습니다. , 공기, 유연하고 가벼운 소재……. 근데 이런 유형의 전시는 어디를 가더라도 대부분 비슷하지 않나요? 비조각의 개념을 통해서 조각에 대해 반성을 한다면 과연 무엇을 반성해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노순천 주제 부분에서는 조각이 비조각이라는 자기부정과 반성을 통해 영역을 확장하며 도착한 곳은 결국 현대미술. 조각 비엔날레가 조각을 벗어난 형태는 결국 일반적인 현대미술 비엔날레인가? 그렇다면, 굳이 '비조각'이라는 주제를 내세울 필요가 있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비조각을 얘기하려면 조각을 먼저 얘기하고 부정을 해야 하는데 조각에 대한 고찰 없이 바로 부정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서후 - 조각비엔날레라서 그런지 조각가들이 생각이 깊네요. 저는 그냥 주제 보고 아, 현대미술을 다양하게 보여주겠다는 거구나 정도로 해석했거든요.

이성륙 - 이번 비엔날레의 주제가 지향하는 자기반성은 창원 조각비엔날레 자체의 자기반성이라기보다 너무나 추상적인 자기반성이라 생각합니다. 이런 주체가 모호한 자기반성은 많은 다른 관계들뿐 아니라 자신도 제대로 보지 못할 것입니다. 또 자기반성과 자기 부정만이 착하다고 주장한다면 반대로 올바른 비판과 비평 행위 모두 착하지 않은 것일까요? 이번 비엔날레가 진정 '착하고' '자기반성'적인지 다 같이 생각해보면 좋겠습니다.

최수환 - 전시 자체는 재미있지만, 시간이 지나서 전시 책자를 다시 찾아서 읽어보지는 않을 거 같은데요. 왜냐면 더 좋은 글과 시각적 자료가 많으니까요.

변공규 - 어떻게 보면 부정, 반성이라는 용어가 위험할 수 있는 부분이, 기존의 잘못을 정확하게 인지하지 않고 적당히 넘어가려는 위안의 모습을 보일 수 있기 때문에 경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노순천 - 저에게는 조각과 비조각이라는 단어가 전통 재료에서 신재료로 바뀐 같은 것 말고는 같은 의미로 다가왔습니다. 부제-'가볍거나 유연하거나'에 어울리는 다양한 소재의 작업들이 많았던 것은 좋았습니다.

최수환 - 작가 선정에 많이 신경 쓰신 게 느껴졌습니다.

이성륙 - 이렇게 포괄적인 주제로 선정된 이유는 제일 처음 저희가 이야기했던 시간 부족, 준비 진행 과정 미비와 연결된다고 생각합니다. 매번 총감독님이 바뀔 때마다 단편적인 다른 주제를 선정하는 것이 아니라 주제가 길고 연속적으로 이어진다면 더욱 더 심층적이고 구체적인 주제와 전시 진행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최수환 - 하지만 이 전시의 유효 기간이 얼마나 될까요?

이서후 - 사실 창원조각비엔날레는 사공이 너무 많잖아요. 겹치는 부분도 있겠지만, 창원시도 있고, 총감독도 있고, 추진위도 있고, 창원문화재단도 있죠. 이런 상황에서는 앞으로도 현실 문제의 핵심을 찌르거나, 세상을 향해 치고 나갈 정도의 동력은 나오지 않는다고 봅니다.

감성빈 - 무엇보다 도슨트 프로그램에 중요성이 절실해 보이는 전시였습니다. 비전문가 그룹들에겐 훌륭한 교육이 될 만한 주제에 전시가 아니었나 생각해 봅니다. 적절히 교육과 연결 지어진다면 특히 아이들에겐 훌륭한 교육장이 될 것 같았습니다. 만져보고, 들어보고, 맡아볼 수 있는 오감을 자극하는 것들이 많았네요. 확실히 이런 것도 작품이 될 수 있는 거구나 하고 생각의 확장을 일으킬 수 있는 교육장으로서는 좋게 봤습니다.

최수환 - . 충분히 이해하고 동감합니다. 그래서 제가 하는 '푸념'은 단지 전시 감독님에 대한 것이 아니라 창원문화재단과 추진위원회를 향한 겁니다.

이성륙 - 준비 과정이 미비한 것이 창원 문화재단과 총감독님만의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분들도 책임이 있지만, 매번 실무자들만 비평 받는 게 아니라 권위만큼 책임이 큰 실제 책임자들에 대한 평가도 투명하게 공개되고 기록되어 점차 문제점이 개선되면 좋겠습니다.

 

온라인 전시가 제대로 이뤄지려면

 

이서후 - 온라인 이야기해볼까요? 코로나 방역 방침에 따라 직접 전시 관람이 어려우니 온라인 행사 준비도 잘해야 하겠습니다.

변공규 - 온라인, 언택트 관련된 내용은 아직 우리나라 사회 전반에서 준비가 안 된 사항이라 비엔날레에서 마련해서 진행하기에는 모든 인프라가 준비되지 못할 거라고 생각됩니다. 온라인 전시가 되려면 전시를 보여주는 쪽에서 준비가 다 되더라도 관람자 쪽에서도 준비가 되어야 하는데, 시기적으로 실제 전시에 비하면 온라인 전시는 만족스럽지 못할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최수환 - 좋은 말씀이네요. 사실 저부터가 준비가 안 되어 있어서…….

이성륙 - 아까 홈페이지를 들어가 보니 917일부터 유튜브에 차례로 영상과 전경이 올라가고 930일에 온라인 전시 페이지가 공개된다고 적혀 있네요. 유튜브를 보니 VR 및 강좌가 올라가 있고요.

이서후 - 확실히 직접 관람을 하면 훌륭한 교육이 될 것 같긴 합니다. 지금이라도 열심히 제대로 된 영상을 만들면 좋겠네요. 작품 하나하나 입체적으로 보여주면서 현대 미술의 흐름과 관련성도 설명하고. 아마 만들고 있겠죠?

최수환 - 전시 기획과 진행은 정말 극한 직업이 됐네요. 너무 할 일이 많아요.

변공규 - 온라인 전시 체험을 위한 교육을 얼마나 잘 준비하느냐도 중요한 요건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아직 VR 장비를 사용하는 것도 기성 세대에게는 굉장히 부담스러운 일들이 되기 때문에 그 편견을 깨는 게 중요하겠지요.

이서후 - 차라리 영상 잘 만들면 오프라인 전시보다 오래 오래 남을 수 있어요. 현대 미술과 관련해 계속 검색이 될 테니까요.

이성륙 - 코로나가 갑작스러운 만큼 준비 과정도 당연히 미비할 수밖에 없고 여기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판단한다는 것 자체가 아직 무리가 있는 부분인 것 같습니다. 이번 전시의 언택트 전시 부분을 평가하기보다는 같이 대책을 준비하는 것이 더 맞는 것 같네요.

 

 

이서후 - 마지막으로 한마디씩 하시죠.

최수환 - 창원 조각비엔날레 운영위원진과 감독님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변공규 - 지금까지 제가 언급한 부정적인 인식은 코로나 19 상황이 아닌 대면 전시에 비하면 아쉬운 부분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창원조각비엔날레를 위해 많은 인원이 준비하셨을텐데 너무 악담을 한 것 아닌가 싶네요.

이성륙 - 비엔날레라는 것이 많은 예산이 들어가는 크고 중요한 문화 행사인 만큼 아무리 잘해도 철저히 비평하고 논의하는 것이 좋은 것 같습니다. 그런 차원에서 모두 말씀드린 개선 사항들이었고요. 

감성빈 - 올해는 코로나 탓에 수고한 것에 비해 턱없이 낮은 수의 관람객들이 전시를 볼 텐데, 아무쪼록 어떤 방식으로든 기록을 잘 남겨서 기록으로나마 오래도록 전시 흔적이 남았으면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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